Monday, May 16, 2011

군포시 캄보디아 불교센터 - 설날 대법회서 현지 탁발 풍경 재현

▲ 캄보디아 설날 대법회에서 이주민들이 스님들에게 탁발공양을 올리고 있다.
“수워스다이 츠남 트마이”
우리나라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에 해당하는 캄보디아 인사다. 4월 10일 군포시에 위치한 시민체육광장에서는 캄보디아 새해 인사 ‘수워스다이 츠남 트마이’가 여기저기서 흘러 넘쳤다. 이 날 체육관에서는 캄보디아 이주민들의 설날 대법회, ‘쫄츠남 트마이’가 열렸다. 캄보디아는 기후의 변화를 기준으로 해마다 이맘때에 설날 법회를 열고,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특히 설날 대법회에서는 탁발하는 스님이 마을에 오면 대문 앞에서 기다렸다가 공양을 올리던 현지 풍경을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법회 참가 이주민들은 큰 사각형 형태로 둘러섰고, 그 앞을 린사로 스님을 비롯한 캄보디아 스님들이 차례차례 다니면서 탁발을 했다.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캄보디아 이주민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주민들은 스님들이 자신들 앞에 오면 밥과 불전을 공양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스님에게 예를 갖췄다. 스님들이 탁발을 마치자 그제야 이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설날 축원 기도해야 1년 평안
탁발 후에는 이주민들이 직접 장을 보고 만든 ‘섬노끄리’ 등 캄보디아 음식들로 함께 점심을 먹었다. 캄보디아 이주민들은 주말이면 법당에 모여 직접 음식을 만들어 스님에게 공양을 올린 뒤 함께 식사를 즐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스님에 대한 공양을 중요하게 여긴다. 스님에게 공양을 올릴 때는 시중에서 구입한 음식이 아니라 직접 만든 음식을 올리고, 의전 행사에서도 국민의례에 앞서 스님께 공양을 올리고 예불을 먼저 드린다. 이 날도 설날 법회가 진행되는 동안 체육관 한 쪽에서는 대형 조리 기구를 이용해 밥을 짓고, 국을 끓이느라 분주했다.
식사를 한 뒤 이주민들은 스님을 찾아 축원을 기도했다. 스님들과 가까운 거리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 뒤 함께 기도를 올렸다. 주로 가족들의 건강과 신년 한 해 동안의 행복 등을 기원한다. 이들은 설날에 스님을 찾아 기도를 올리지 않으면 죄가 쌓인다고 믿는다. 스님이 해주는 축원은 대부분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안 좋은 일들을 털어버리고, 신년에는 좋은 일이 가득하라는 내용이다.
캄보디아에서는 명절 때가 되면 독경을 정해서 반포한다. 그러면 불자들은 그 경문을 독송한다. 이 날도 캄보디아 이주민들은 부처님에게 국가와 국민들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경문을 함께 읽었다.
이주민들은 설날 대법회 후에는 자국의 민속놀이를 즐기며 모처럼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프세잉키아(32)씨는 “나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사람들 모두 이곳에 오는 이유는 하나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안부를 나누고, 부처님께 기도도 올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주민들의 안식처
다른 이주민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캄보디아 법당은 강도 높은 노동에 지친 이주민들의 유일한 ‘쉼터’다. 법당에서 기도를 올리고, 스님과 친구들을 만나 삶에 지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일을 위한 희망을 얻는다.
그만큼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불교는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 이주민들은 군포와 안산, 구미 등에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날 법회가 열린 군포에도 금정동에 캄보디아 불교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금정동에 캄보디아 불교센터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이면 법회가 열린다. 법회가 열리면 캄보디아 이주민들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고, 스님에게도 공양을 올린다. 이 센터는 2008년 5월 경 문을 열어 캄보디아 이주민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법당이 좁아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없어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의 손길이 필요한 실정이다.
캄보디아 불교는 남방불교로 북방불교인 한국과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린사로 스님은 차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활동한다.
스님은 “차이라고 말할 만큼 큰 문제는 없다. 부처님 말씀은 다 똑같은 것이다. 결국 하나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린사로 스님은 또 “불교를 통해 이주민들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달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 앞으로도 한국 속에서 캄보디아 불교를 널리 알리고 이주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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